• 포스코 주력계열사인 포스코건설 해외 건설현장 임원들이 수백억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하고 이 중 일부를 횡령한 정황이 포스코건설 자체 감사에서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2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건설 감사실은 지난해 4월 황태현 포스코건설 사장 부임 직후 국내외 건설현장에 대한 내부 감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동남아 지역사업을 책임졌던 임원 A씨와 B씨가 2010∼2012년 베트남 현장 직원들과 공모해 300억원 규모의 비자금을 만들어 관리하고, 이 가운데 100억여원을 횡령한 정황을 포착했다. 이들은 현지 하도급 계약 과정에서 비자금을 조성한 뒤 이 돈을 개인 금고처럼 활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포스코건설은 베트남에서 하노이 4개, 호찌민 1개 등 7개의 대규모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었고, 중소 규모의 현장은 10여 곳에 달했다.

    감사실은 이런 감사 결과를 권오준 포스코 회장과 황태현 사장에게 보고했으나 황 사장은 지난해 8월 A·B씨를 인사조치하는 선에서 사건을 봉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포스코건설은 인사위원회도 개최하지 않은 채 업무상 과실 책임만 물어 두 임원을 보직해임한 것으로 전해졌다. A·B씨는 지난 1월 정기인사에서 본사 간부로 재발령 받았다.

    회사 내부에서는 이들에 대한 인사조치가 비정상적으로 단행된 배경에 의구심을 제기하며 정확한 진상 파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세계일보는 포스코건설의 해외사업장에서 비자금을 조성하는 관행이 베트남 외의 다른 해외현장에서도 관행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내부 증언도 확보했다. 일부 직원들은 이들 임원의 업무 복귀와 관련, 회사 측이 이번 감사 결과가 대규모 비자금 조성 사건으로 비화할 것을 우려해 사건 자체를 축소·은폐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A·B씨가 근무하던 부서는 해외자금을 통합관리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부서에 대한 모든 지원은 현지 법인과 별도로 포스코건설 본사 사업개발본부가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A씨는 세계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일상적인 감사를 받았을 뿐 (비자금 조성은) 사실과 다르다"라며 "인사조치도 회사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B씨는 통화에서 "(감사실 조사에 대해)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