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준 회장 연임 선언에 포스코 안팎서 비난 고조…“백면서생의 무책임 리더십 극치”

수치 앞세운 경영성과는 ‘중국 감산 효과’…최순실 게이트 부역자 의혹까지관련 검찰 소환을 받고 검찰청사에 출두하고 있다.

수치 앞세운 경영성과는 ‘중국 감산 효과’…최순실 게이트 부역자 의혹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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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권오준 회장이 연임 의사를 밝히면서 포스코 안팎에서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겉으로 드러난 수치상의 경영성과만을 앞세운 ‘백면서생의 무책임 리더십의 극치’라는 다소 과격한 표현까지 내부인의 입에서 서슴지 않고 나온다.

특히 권 회장이 내세운 경영성과도 속내를 들여다보면 사정은 전혀 달라 그의 연임 도전은 오히려 후안무치한 결정이라는 비난까지 쏟아지고 있다.

여기에 최근 불거진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도 권 회장의 이름이 꾸준히 거론되고 있으며 회장 선임 당시까지 거슬러 올라가 정권 차원의 개입이 있었다는 의혹도 불거지고 있다.

만약 권 회장의 연임이 성공하더라도 이 같은 의혹이 특검 조사 등을 통해 사실로 드러날 경우 포스코는 역대 회장들이 겪었던 정치 외풍에 의한 낙마라는 불행한 역사를 또다시 되풀이해야 하는 것이다.

권 회장이 연임 의사를 공식적으로 표명한 것은 지난 9일이었다.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정기이사회에서 권 회장은 이사진들에게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통해 부채비율이 대폭 낮아졌고 월드프리미엄 제품 확대와 솔루션 마케팅을 통한 철강 본원경쟁력도 강화됐으며 주가도 반등하는 등 긍정적인 신호를 보이고 있다”고 지난 3년간의 경영성과를 강조하며 연임 도전 의사를 밝혔다.

또한 “지난 3년간 추진해 온 정책을 안정적으로 마무리하고 남아있는 과제를 완수하고 싶다”는 의지도 표명했다. 신성장 동력을 찾아 포스코가 더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경영능력을 과시한 것이다.

그러나 권 회장 취임 이후 포스코 3년의 성과는 평가가 엇갈린다.

권 회장이 내세운 성과는 구조조정 성공과 그에 따른 경영수지 개선으로 요약할 수 있다.

실제 포스코는 권 회장 취임 이후 38개의 국내외 계열사를 정리했다. 또 내년까지 총 95개의 연결 법인을 구조조정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3분기에는 연결기준 매출 12조7476억원, 영업이익 1조343억원, 순이익 4755억원을 달성했으며 4년 만에 영업이익 1조 클럽에 재가입하기도 했다.

권 회장의 철강에 대한 첨단적 시각과 고부가가치를 지향하는 경영 마인드가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이끌면서 이 같은 실적으로 이어졌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철강업계에서는 전혀 다른 분석을 내놓는다. 권 회장의 경영능력이라는 내적요인보다는 외적 환경이 포스코의 실적향상에 기여했다는 것이다.

사실 지난 3분기 포스코의 실적개선은 중국의 강력한 생산감축에 따른 철강 가격 상승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으로 업계에서는 해석하고 있다. 권 회장이 중국의 감산에 기대는 안이한 경영마인드를 가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실제 중국 정부는 올해부터 매년 약 2500만톤의 철강 생산량을 감축해 향후 1억~1억5000톤 규모의 철강 생산량을 줄여나간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그 결과 중국 철광석 수입은 지난 10월 8080만톤으로 지난 2월 이후 최저 수준이었다. 철강 제품 수입도 108만톤으로 9월에 비해 4.4% 줄었고 수출도 9월보다 12.5% 감소한 770만톤을 기록했다.

중국 철강 업계의 수익이 줄고 비용이 급등하는 상황에서 업체들이 생산량을 감축한 탓이다.

이처럼 중국 철강산업의 구조조정이 가속화하면서 연초 톤당 40만원 수준이던 중국산 철근의 국내 유통가격은 50만원에 근접해 있다. 같은 기간 국내산도 45만원에서 50만원을 넘어섰다.

철근뿐 아니라 스테인리스(STS)·열연 등 여타 철강재 가격 상승도 전망되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포스코의 경영실적이 개선되고 있다는 것은 수치상으로는 확인되지만 포스코 내부의 동력이 아니라는 것은 권 회장이 먼저 알지 않겠느냐”고 오히려 반문했다.

잣대가 다른 구조조정에 대한 내부 임직원들의 평가도 권 회장의 시각과는 확연한 거리감이 있다.

권 회장이 지난해 7월 기업설명회에서 발표한 고강도 경영쇄신책이라며 도입한 ‘원스트라이트 아웃제’가 대표적인 사례다. 비위행위에 대해서는 지위고하와 경중을 따지지 않고 한번 위반으로 바로 퇴출한다는 것이다.

또한 ‘경영 의사결정 책임 명확화’라는 명분을 내세워 권 회장은 과거 투자 실패와 경영 부실에 책임이 있는 것으로 드러난 임원 43명을 인사조치했다.

포스코의 한 팀장급 직원은 “원스트라이크 아웃을 적용하자면 포스코플랜텍에 2900억원을 증자해 배임죄에 해당하는 범죄를 저지른 권 회장부터 아웃돼야 한다”면서 “임직원에게는 엄격하고 자신에게는 관대한 리더십으로 연임에 도전하는 행태는 무안무치한 일”이라고 비난했다.

권 회장의 연임을 둘러싼 논란의 정점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서 극에 달한다.

포스코는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 49억원을 기부한 사실이 검찰 수사를 통해 드러났다. 또한 광고계열사 포레카 매각을 통해 최순실씨에게 이권을 넘겨주기 위해 권 회장이 개입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특히 3년 전 권 회장 선임 과정에서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이는 오는 19일로 예정된 국정농단 5차 청문회에서 일정 부분 전모가 드러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날 청문회에는 권 회장과 최명주 전 포스코기술투자 사장과 김응규 전 포스코경영연구소 사장, 이영선 전 포스코 이사회 의장, 그리고 오영호 전 코트라 사장 등이 증인으로 참석한다.

그동안 포스코 내에서 존재감조차 없었던 연구원 출신의 권 회장이 예상을 뒤엎고 회장에 선임될 수 있었던 데에는 ‘보이지 않은 손’이 작용했다는 의혹이 줄곧 제기돼 왔다.

이와 관련 권 회장의 부인인 박충선 대구대 교수의 역할이 관심사였다. 박 교수는 박 대통령의 서강대 2년 후배로 지난 2003~2005년 경북여성정책개발원장을 역임했다. 당시 박 대통령은 경북 달성을 지역구로 한 국회의원으로 박 교수와 친분을 쌓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철강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불거지고 있는 포스코와 권오준 회장을 둘러싼 여러 의혹들의 사실여부를 떠나 권 회장은 의혹을 부인하기 위해서라도 연임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면서 “포스코가 더 이상 정치 외풍에서 자유롭기를 원한다면 의혹을 받고 있는 사람이 떠나주는 것이 회사와 후배를 위한 아름다운 선택이 아닌가 안타깝다”고 말했다.

한편 포스코이사회는 권 회장이 연임 의사를 표명함에 따라 CEO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운영에 들어갔다.

포스코 CEO후보추천위원회는 사외이사 전원으로 구성되며 이명우 동원산업 사장, 신재철 전 LG CNS 사장, 김일섭 서울과학종합대학원 총장, 선우영 법무법인 세아 대표변호사, 박병원 한국경영자총협회장, 김주현 현대경제연구원 고문 등 6명이 권 회장 연임여부를 우선 검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