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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호] 2012년 09월 25일 (화) 11:00:14 한국증권신문 기자 webmaster@ksdaily.co.kr
 

포스코의 계열사 구조조정안이 윤곽을 드러냈다. 현재 70개인 계열사(손자회사 포함) 가운데 16~19개사를 줄여 52~54개(25%)로 축소하는 방안이 유력해 보인다.
11일 포스코와 계열사 등 관련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성진지오텍과 포스코플랜텍을 통합하는 등 19개 계열사를 7개사로 흡수통합하고 포레카 등 4~6개사를 전략적 투자자(SI)에게 매각하는 등의 구조 조정안이 최근 이사회에 보고되어, 다음 달 열리는 이사회의 승인을 거친 뒤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나설 방침으로 알려졌다.
2009년 정준양 포스코 회장 취임 이후 3~4년간 급격히 몸집을 불려왔던 행보와 대조적이다. 심지어 정 회장이 직접 인수에 열을 올렸던 회사들까지 정리 대상에 대거 포함이 됐다. 올해 연임에 성공했던 정 회장의 경영능력을 의심케 하는 대목이다. 일각에서는 무리한 외형 늘리기로 스스로 위험을 자처했다는 곱지 않은 시선도 있다.

[흡수통합, 매각 계획]
지난 13일 정 회장은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장단 회의에 참석해 올해 안에 계열사 구조조정을 마무리 짓겠다고 언급했다.
앞서 포스코는 조회공시를 통해 “현재 공정거래법상 포스코 기업집단에 속해 있는 국내 계열사를 대상으로 구조조정을 검토 중”이라며 “사업영역이 중복되거나 자본이 잠식된 업체를 먼저 그 대상에 포함할 것”이라고 밝혔다.
계열사 통폐합대상 기업 가운데 지난 사업연도 기준으로 매출 1천억원 이상 기업만 포스코에너지(1조9천176억원), 포스코켐텍(1조1천866억원), 성진지오텍(6천328억원), 포스코엠텍(6천22억원), 엔투비(6천36억원), 포스코플랜텍(5천975억원), 포스코AST(3천657억원), 포스코NST(2천23억원), 포스메이트(1천85억원) 등 9개사다.
사업영역이 중복되는 계열사는 통합이 불가피하다.
포스코플랜텍은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인 성진지오텍과 통합되고, 스테인리스 코일센터 가운데 포스코NST를 포스코AST로 통합하는 방안도 제시되고 있다.
자본이 잠식된 국내 계열사 23개사와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해외출자사 27개사가 구조조정 대상이다.
포스코가 65%의 지분을 갖고 있는 포스하이메탈과 70% 지분의 PNR은 각각 298억3800만원과 150억7700만원의 당기순손실을 보이며 자본잠식기업 손실액의 58%를 차지하고 있다.
또 포스코건설의 컨소시엄으로 최근 계열사에서 제외된 청라국제업무타운은 273억6500만원의 당기순손실로 35%를 차지했다. 이들 3개사는 구조조정 1순위에 올라있다.
자본잠식 계열사의 통합 시나리오를 보면 △금속가공제조업은 군산SPFC, 포스하이메탈 2개사 △비금속광물제조업은 리코금속, 포스하이알, 포스화인 3개사 △폐기물 수집운반·처리업은 포스칼슘, 피엔알, 수원그린환경 3개사 △발전업의 탐라해상풍력발전, 포항연료전지발전 2개사 △서비스업인 포뉴텍, PSC에너지글로벌, 신한에너지, 포스브로, 송도SE 등 5개사 △환경관련 블루오앤염, 푸른김포 2개사다.
기타업종은 파이프라인 운송업 우이트랜스, 화학제품제조 포스그린, 건설업인 포스에코하우징, 전자부품제조업인 포스코LED 등 각각 1개사다. 포스코PNS의 자회사인 군산SPFC는 포항과 광양SPFC와 통합해 거점형태의 운영이 유력하다. 포스코엠텍의 자회사인 리코금속ㆍ포스하이알과 포스코켐텍의 자회사인 포스그린ㆍ포스칼슘은 자회사 흡수도 거론되고 있다.
포스코LED와 포항연료전지발전 등이 각각 자회사인 포스코ICT와 포스코에너지로 합병될 가능성도 크고, 사회적기업인 포스에코하우징, 송도SE는 비영리 단체 등에 기부하는 방식, 비금속광물제조업인 포스화인은 경영권 지분매각이 유력시 된다.
[M&A 성장 저해요인]
재계 일각에선 정 회장의 경영리더십에 의혹을 제기했다.
포스코는 정 회장 취임 당시 현금성 자산이 7조 원에 육박했다. 하지만 올 상반기 기준 2조1000억원대로 급감했다.
이는 철강업계의 불황 탓도 있지만, 무리한 M&A와 해외 자원개발 사업에 투자한 것이 현금흐름 악화의 주된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포스코는 2009년 이후 플랜트와 신소재 관련 회사를 연이어 인수하고 대규모 지분투자에 나서면서 3년 동안 약 5조원을 사용했다. 시너지 효과는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구조조정 대상인 성진지오텍의 경우 지난 2010년 1500억원을 들여 인수했다. 하지만, 2010년 144억원의 영업이익과 17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린 것과 달리 지난해 189억원의 영업손실과 56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3조3000억원을 들여 2010년 9월에 인수한 대우인터내셔널(대우인터)도 지난해 전년보다 영업이익이 7.7% 줄어들었다.
지난해 7월 4790억원에 인수한 태국의 스테인리스냉연강판 생산업체 타이녹스도 지난해 22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지난 2010년 981억원으로 지분 10%를 확보한 동부메탈도 지난해 2010년 대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각각 31.1%, 81.9% 감소했다.
포스코 역시 올 상반기에 매출 18조6838억원, 영업이익 1조479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4%, 38.8% 각각 감소했다.
정 회장 취임 후 포스코는 계열사를 2009년 36개 사에서 2010년 48개, 2011년 61개, 올 상반기 71개까지 약 3년 새 2배 가까이 증가했다. 국내 대기업 중 가장 빠른 수준으로 외형을 키운 셈이다.
최명철 재계3.0연구소장은 “포스코는 정 회장이 취임한 이후 대기업식 무리한 기업 확장을 위한 M&A와 MB정부 시책에 따른 자원개발 사업에 투자해 실패했다. 이 과정에서 포스코는 부채비율이 2009년 50%대에서 올 5월 92%까지 치솟았다. 이에 신용등급이 강등되고 재정난 타개를 위해 건물 매각, 보유 지분 매각 등의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벌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고 했다.
정 회장과 현 정권에 휘둘렸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정 회장은 지난 2009년 회장선임과 관련 박영준 전 차관 등 현 정권의 실세들이 지원을 받고 회장에 선임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정 회장은 정권과의 관계를 끊지 못하고 대우인터내셔널을 인수 후 아프리카 9개국을 순방하면서 MB정권의 주된 사업 중 하나인 자원외교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포스코건설은 파이시티 개발 의혹에 포함돼 곤욕을 치렀다.
이밖에 이상득 전 의원의 개입으로 지난 2010년 포스코 계열의 학교법인 포스텍은 비리의 온상 부산저축은행에 500억 원을 투자했다.
포스코의 위기는 정경유착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대우인터는 미얀마의 버마 가스전 등 투자를 위해 교보생명 지분 24%를 1조2054억원에 파는 등 계열사 자산을 매각을 통해 자금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포스코도 지난 4월 SK텔레콤 234만여주, KB금융지주 386만여주, 하나금융지주 223만여주 등 알짜 지분을 일괄 매각해 5836억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무디스, S&P 등 국제신용평가사들도 이를 의식해 포스코에 수차례 신용등급 하락을 경고했다. 세계 철강업황 부진과 포스코 상황을 감안하면 5조5000억원 정도는 확보해야 한다는 게 S&P의 견해다.
포스코의 현재 S&P 신용등급은 A-로 경쟁사인 신일본제철(BBB+)이나 아르셀로미탈(BBB-), US스틸(BB) 등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편이지만, 안심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 A1, A+의 안정적인 등급을 받던 포스코는 지난 2010년과 지난해 각각 한 단계씩의 강등 경험했고, S&P는 현금 확보를 하지 못할 시 현 A-에서 한 단계 더 신용등급을 하락시킨다는 뜻을 내비쳤다.
업계 관계자는 “올 2분기에 포스코가 다시 1조원대의 영업이익률을 회복시켰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39% 감소한 수치다”라며 “영업이익률 회복도 지난해 1조5000억원 비용절감과 올 상반기 약 6000억원의 돈을 아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너무 빨리 지나치게 외형이 커진 탓에 절감해야 하는 비용도 많다. 또 사업적으로 연계성이 크게 떨어지는 계열사도 다수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포스코 관계자는 “현재 정확히 결정된 바는 없지만 구조조정이라고 해서 회사를 정리하는 것이 아니라 시너지 효과를 위해 합치는 것”이라며 “철강ㆍ에너지ㆍ신소재 등 주력사업을 중심으로 계열사를 모아 사업을 강화시키는 것이 이번 구조조정의 목적이다. 이번 구조조정에 사회에 기부하는 등 사회적 기업으로서의 책임도 다할 예정”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