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양 포스코 회장의 연임 반대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정 회장은 지난달 포스코 CEO 추천위원회로부터 차기 회장으로 선출돼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의 승인 절차를 남겨놓고 있다. 이변이 없는 한 연임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최근 포스코 안팎에서 정 회장의 연임 불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 회장이 지난 3년간 무리한 M&A를 벌여 회사를 부실하게 만든 데다 해외자원개발에 대한 잡음에 대한 내사가 이뤄졌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14일 포스코와 정치권에 따르면 정 회장 연임 불가론의 근거는 크게 3가지로 압축된다.

무리한 M&A를 통해 부실 회사를 대거 인수함으로써 불필요하게 덩치만 키워놓았다는 점이 첫 번째다.

포스코는 정 회장 취임 이후 철강업과 무관한 회사를 대거 인수해 5년 전 25개에 불과했던 계열사가 무려 70개로 늘어났다. 부실회사 인수가 대부분이었고 인수 이후에도 경영상태가 호전된 계열사는 눈에 띄지 않는다.

대표적인 사례가 성진지오텍 인수다. 포스코는 워크아웃 기업인 성진지오텍을 지난 2010년 약 1600억원에 인수했다. 이후 포스코건설이 1400억원을 추가 증자했지만 경영은 호전되지 않고 있다. 더구나 포스코 인수 후에도 경영권을 행사했던 전정도 회장은 지난해 말 횡령·사기 등의 혐의로 징역 3년 6월을 선고받았다.

포스코가 성진지오텍을 인수한 배경에는 정권 실세의 영향력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정 회장이 연임해선 안된다는 두 번째 이유는 사상 초유의 해외 신용등급 하락이다.

지난해 6월 글로벌 신용평가 회사인 무디스는 포스코의 국제신용등급을 A2에서 A3로 한등급 하향조정했다. 이어 11월에는 S&P가 A에서 A-로 등급을 내린 데 이어 12월에는 피치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신용등급 전망을 낮췄다.

포스코의 해외 신용등급이 내려간 것은 사상 처음이다. 무리한 M&A와 설비투자의 결과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포스코의 자본 대비 부채비율은 92.4%. 지난 2009년 54.5%에 비해 37.9%포인트나 늘어났다. 현금성 자산도 지난해 말 현재 8280억원으로 2009년에 비해 12.7% 감소했다.

세 번째 이유는 대우인터내셔널을 통한 해외 자원 개발의 성과가 없다는 점이다. 포스코는 지난 2010년 3조4000억원에 대우인터내셔널을 인수, 이후 해외자원 개발에 주력했다. 그러나 알려진 성과보다는 잡음이 더 많았다.

이런 가운데 사정당국이 대우인터내셔널의 해외자원개발 과정에서 정권 실세 개입과 부당거래 등의 여부에 대해 내사를 마쳤다는 얘기까지 나돌고 있다.

이외에도 부산저축은행 증자에 포항공대가 500억원을 투자해 날린 것 등 MB정부 실세와 관련됐다는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정준양 회장은 취임 전부터 투명성 문제가 제기됐다”면서 “재임 기간 동안 이를 극복하지 못한 채 새로운 잡음을 낳으면서 연임 불가론을 자초한 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포스코 측은 “3년 전과 달리 포스코 내부는 물론 외부에서도 정 회장 연임에 대해 부정적인 분위기는 전혀 감지된 것이 없다”면서 “특히 CEO추천위원회의 절차가 정상적으로 진행된 점은 정치권의 외압이나 간섭 등도 전혀 사실무근이라는 반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