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내부혁신을 위해 경영임원수를 반으로 줄였으나 전체 임원수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포스코 (293,500원 3500 -1.2%)가 공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말 기준 포스코의 비등기임원은 62명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권오준 회장이 취임한 지난달 14일 기준으로 포스코 임원은 82명으로 32.3% 증가했다. 이는 R&D(연구·개발)이나 기술분야 등에 특화된 '전문임원제도'를 도입한 결과다.

포스코는 지난달 11일 비대해진 조직의 군살을 빼고 성과 중심으로 임원제도를 개선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기획과 구매 등 일상적 지원업무를 담당하는 경영임원은 절반 이하로, 전체 경영임원은 23.5% 각각 줄였다.

그러나 '전문임원'이 도입되면서 전체 임원수가 늘었다. '전문임원'은 연구·기술·마케팅·원료·재무·법무·전략·인사·홍보분야에서 선임됐다. 이정식 전무가 경영임원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또 임창희·김원기·고석범·김지용·이영기·김세현·장인화 상무가 경영임원 전무로, 정철규 펠로(Fellow)와 유 성·황석주 상무가 전문임원 전무로 각각 승진했다.

'전문임원'은 경영임원이 같은 대우를 받는 게 아니다. 이들은 개별 프로젝트를 수행해 성과를 내야 한다. 성과를 내는 경우 인센티브를 받지만 그렇지 못하면 자리에서 물러나는 등 그에 따르는 책임을 져야 한다. '전문임원'은 개인비서가 없고 외부업무가 많지 않으면 전용차량도 지원되지 않는다.

포스코 관계자는 "'전문임원' 도입은 분야별로 프로젝트를 수행함으로써 회사 전반에 걸쳐 '성과를 내는 조직'으로 분위기를 쇄신하기 위한 것"이라며 "기업가치를 더 높여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포스코가 추진하는 프로젝트는 대부분 장기적이어서 '전문임원' 감퇴가 쉽지 않고 고정비용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포스코는 '전문임원'에게 거액의 포상금도 제공할 계획인 것으로 안다"며 "전문임원제도가 어느 정도 효과를 볼지는 두고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권 회장과 포스코 임직원은 수익성을 구현할 때까지 기본급을 반납하기로 결정했다. 권 회장은 기본급의 30%를, 전임원은 급여의 10~25%를 내놓기로 했다. 권 회장과 임원들의 연봉 반납에 따라 포스코는 연간 200억원 넘는 비용을 절감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