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지난 3월 취임 이후 수익성 개선, 철강 본연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대대적 경영쇄신에 나섰지만, 초반부터 난관에 봉착하고 있다.

수익성 개선 등 혁신을 위해 인력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고 포스코 스스로가 밝힌 상황에서 당장 동부제철 인천공장과 동부당진발전 패키지 인수를 추진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설상가상으로 인도네시아 제철소 사업이 적자를 보이고 있고 미국 강관 USP 공장, 광양제철소 내 파이넥스 1공장 매각 등 풀어야할 숙제가 산적해 있다.

이 가운데 동부 패키지 인수건은 권 회장의 경영쇄신 행보에 발목을 붙잡는 가장 큰 골칫거리다. 앞서 산업은행은 포스코에 동부 패키지 인수를 줄곧 제안해왔다. 그러나 권 회장은 재무개선에 초점을 맞춘다는 경영방침 아래 그동안 인수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왔으나, 끝내 패키지 인수안을 받아들이고 말았다. 업계 일각에선 정부 입김에 권 회장도 어쩔 수 없이 인수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이와 관련해 포스코측은 지난 24일 1분기 실적 발표 자리에서 "아무리 가격이 좋고 인수 가치가 있어도 재무구조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면 인수가능성이 낮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포스코는 지난해 매출은 약 61조8646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2.7%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2조9961억원으로 18.0%나 줄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조3552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무려 43.2%나 줄었다.

이같은 경영실적 악화에 포스코는 올해 투자규모를 당초보다 줄이기로 했다. 당초 올해 6조5000억원(연결기준)을 투자키로 했다가 5조7000억원 수준으로 낮췄다.

수익성 개선을 최대 과제로 내건 권 회장 방침에 따라 회사 내부에선 이미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예견되고 있다. 머잖아 인력 감축, 계열사 재편 등 강도 높은 개혁을 실시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에 따른 노사 갈등도 권 회장이 풀어야 할 숙제로 다가올 전망이다.

권 회장은 또 미국 강관 USP와 파이넥스 1공장 매각을 검토하는 등 저수익 계열사 정리에 칼을 빼 들었는데, 이것도 녹록치 않은 과제다. USP는 포스코(35%)와 세아제강(30%), US스틸(35%)이 합작해 설립한 강관 생산 법인이다. 권 회장은 3사를 대표해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포스코 관계자는 "USP는 저수익을 내고 있는 계열사로 권 회장이 취임할 당시 재무구조 개선 일환으로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이넥스 1공장 매각은 정부와 협의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자리 창출이 이번 정부의 핵심과제인데 포스코가 신규사업 축소, 구조조정 등을 추진하기가 예상보다 쉽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